오세훈·김동연 '교통패스' 신경전…서울 vs 경기 '동상이몽'

입력 2024-02-27 11:44   수정 2024-02-27 13:32


서울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사업 참여를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 간 갈등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인천시, 경기 김포시·군포시·과천시 등을 기후동행카드 사용지역으로 포함하기로 하는 업무협약을 개별적으로 맺고 있다. 해당 경기 기초지자체와 서울시는 시·군이 부담하게 될 운송부담금, 시스템 구축비 등을 경기도가 일부 지원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도는 동의하지 않는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 질의에 참석해 “경기도가 관내 기초지자체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도와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날 김상수 경기도 교통국장은 “오 시장이 경기도가 도와주지 않아 각 시·군이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했다“며 반발했다.

서울은 월 6만원대 무제한 정기권 기후동행카드, 경기도는 도민에게 교통비 20~53%를 환급해주는 ‘더경기패스’로 정책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각 지역 정책으로 선택지를 주기로 해놓고 이제 와서 또 경기도를 끌어들여 불쾌하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경기도는 오는 5월 출시되는 ’더 경기패스‘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인천, 김포, 군포, 과천 등 4개 지자체가 서울의 기후동행카드에 동참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인근 지자체들의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지만 관건은 재원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환승, 할인 혜택 적용 등으로 발생하는 운송손실금의 최대 60%를 분담하는 대신 나머지 40%는 경기도와 시군이 나눠서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경기도는 단 1원도 지원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처럼 버스 준공영제가 아직 뿌리 내리지 않은 경기도의 경우 비용을 나누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엄기만 경기도 광역교통정책과장은 “시군별로 광역버스 운행거리가 달라 기후동행카드 요금을 다 다르게 책정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더 경기패스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교통시스템 구축용역비와 유지관리비 분담 문제를 두고서도 양 지자체는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시군별로 기후동행카드 시스템 구축비와 연간 유지보수비로 투입해야 하는 예산은 각 3억4000만원과 2억3000만원이다. 엄 과장은 “공모사업의 경우 일부 시군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기후동행카드는 도의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부 시군만 지원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지난 26일부터 기존 기후동행카드보다 7000원 저렴한 청년권이 출시되면서 손실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타 지자체로선 부담이다. 서울시는 오는 6월말까지 기후동행카드 시범 운영 비용으로 401억원을 편성했고, 서울교통공사 등 운송기관은 349억원을 투입한다. 이진구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청년권 할인 적용 시 추가로 필요한 예산은 약 11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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